기도로 마치는 하루(12일)
어떻게 된 일일까?
약간의떡과 물고기만 있었을 뿐인데 오천 명이 넘는 사람을 먹일 수 있었다니…
게다가 먹고 남은 것도 굉장히 많은 양이었다.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예수님께 다가와 왕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럴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 왕이 된다면 우리에게도 좋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예수님은 우리의 기대를 어김없이 저버리셨다.
우리를 배에 태워 먼저 보내신 예수님은 사람들을 피해 산으로 올라가셨다.
아마 늘 그랬듯이 기도하러 가셨을 것이다.
우리는 실망감을 안고 반대 쪽으로 건너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깜깜한 밤이 된지 오래다.
산에서부터 시도때도 없이 불어대는 바람에 배를 타고 가는 것도 너무 힘들다.
그 때 였다.
저기서 무엇인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천사인가? 아니 유령인가? 우리를 해코지하러 유령이 찾아 왔나?
옆에 있던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우리 모두 두려움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안심하거라. 나다. 두려워 하지 말거라.”
예수님의 목소리가 아닌가?
가장 먼저 목소리를 알아챈 사람은 베드로였다.
평소에도 말이 앞서는 베드로였는데 예수님을 보고 또 다시 흥분했다.
“정말 주님이시면 저를 주님처럼 물 위로 오라고 해주십시오!”
“오너라.”
베드로는 물 위를 달렸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빠져 버렸다.
안그래도 배를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데 베드로까지 물에 빠져 버리니 우리는 완전히 혼란스럽게 되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잡아 주시며 말씀하셨다.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느냐?”
베드로에게만 하시는 말씀이 아닌 것 처럼 들렸다. 우리 모두에게 하시는 말씀이셨다.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자 베드로도 살았고 바람도 잔잔해졌다.
우리는 살았다는 기쁨에 예수님을 기뻐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다.
예수님이 조금 더 특별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에게 떡을 나눠주실 때만 해도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저 왕이 되기만 하신다면 우리도 함께 출세할 수 있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보니 그 생각이 틀린 것 같다.
저 분은 우리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은 아닐까?
우리가 생각하는 나라와 예수님이 생각하시는 나라는 과연 같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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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걸으시는 장면은 예수님의 능력과 신분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놀라운 장면입니다.
아마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예수님과 함께 물 위를 건너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나라면 베드로와 달리 빠지지 않고 걸을 수 있었을까?’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더 주목해서 볼 것은 마가복음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이는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고도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마 세상에서 나라를 세우고 싶은 마음과 하나님 나라를 세우려는 마음의 차이가 아니었을까요?
세상으로 기울어진 제자들의 죄인된 마음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도록 죄인들의 마음을 깨뜨립니다.
우리의 마음도 십자가 앞에 깨어지기 원합니다.
세상으로 기울어진 마음이기보다 하나님께 기울어져 함께 하나님 나라를 소망합시다.
-함께 기도합시다-
1.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교회 되도록
2. 영적 생활에 부지런하여 세상의 헛된 것들이 틈타지 않도록
3. 깨어지지 않은 죄를 십자가 앞에 내려 놓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