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마치는 하루(14일)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손을 씻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호통쳤다.
옛부터 손을 씻는 전통은 우리를 정결하게 해준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늘 지키면서 살기는 어려운 것이 아닌가?
다행히도 예수님은 우리를 변호해 주셨다. 바리새인이 상당히 불쾌한 듯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예수님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셨다.
우리는 두로와 시돈으로 향했다.
두로와 시돈이라니.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부정하다고 말한 지역이 아닌가?
지난 번엔 사마리아 여인과 말을 하시더니 참 이해할 수 없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한 여자가 뒤에서부터 쫓아온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따라오고 있다.
안그래도 불쾌한 지역인데 저런 여인이 쫓아오기까지 하니 상당히 기분 나쁘다.
여인이 먼저 말을 걸면 전통에 따라 부정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까?
점점 여인이 다가왔다. 여전히 큰 소리로 외친다.
들어보니 딸이 귀신들렸다는 것 같다.
왜 저렇게 소리치는지 이해가 간다. 예수님께 도움을 구하는 중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말씀이 없으시다.
분명히 들으셨을텐데 가만히 계신다. 저렇게 가만히 두면 계속해서 따라다닐텐데.
힘을 써서 돌려보낼 수 있겠지만 또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냥 그녀가 원하는대로 들어주고 빨리 보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예수님. 저 여자가 원하는 바를 빨리 들어주고 보냅시다.”
가만히 계시던 예수님이 그제서야 우리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이스라엘의 길 잃은 양들을 위하여 보내심을 받았을 뿐이다.”
이게 무슨 말이지?
그냥 고쳐주시면 되는 것 아닌가? 이미 다른 이방 사람들은 고쳐준 적이 있지 않는가?
“주님 나를 도와주십시오!”
결국 저 여자가 예수님께 다가갔다. 참 절박해 보이지만 예수님은 크게 동요하지 않으신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이지?
“자녀들의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주는 것은 옳지 않소.”
저 여자를 보고 개라고 하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겠지. 이방인들은 모두 개처럼 여겨야 한다고 배우지 않았던가.
오랫만에 예수님의 생각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든다.
하지만 여자는 멈출줄 모르고 억지를 피운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개들도 주인의 밥상 밑에서 부스러기 정도는 얻어먹습니다!”
예수님의 표정이 달라졌다.
기다렸던 대답을 들으신 것 처럼 밝은 미소를 보여주신다.
이방인 여자에게 저래도 될까?
“여자여, 그 믿음이 참으로 큽니다. 당신의 소원대로 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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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비유를 사용하시고 풍자도 하시며 비꼬기도 하십니다. 자세히 설명할때도 있지만 설명을 건너띄거나 침묵하시기도 합니다.
가나안 여자가 다가왔을 때 예수님이 사용하신 방법은 전통적인 유대인처럼 행동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나안 여인은 전통적 유대인의 이해를 뛰어넘는 발언을 하게 됩니다.
“개도 주인으로부터 먹을 것을 얻어 먹는다!”
맞습니다. 개도 주인으로부터 먹을 것을 얻어 먹는데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사람을 어떻게 대하실까요? 이방인이라고 무시하시며 여자라고 외면하실까요?
하나님은 모든 자의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이에게 은혜를 더하시는 하나님을 묵상하며 함께 살아갑시다.
-함께 기도합시다-
1. 깨진 관계들이 회복될 수 있도록. 증오하거나 미워하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도록
2. 연약한 성도들이 주님 안에서 힘을 얻도록
3. 마음 안에 있는 썩은 뿌리들이 제거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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